대법원 판례 리뷰

[대법원 2018다284226] 임대인의 ‘직접사용’ 발언은 권리금 회수 방해 — 대법원 판결 핵심 분석

라이프서초 2025. 11. 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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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임대차 종료를 앞둔 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하려고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려 했으나, 임대인이 “상가를 직접 사용하겠다”고 명확히 밝혀 새 임차인 계약 체결을 거부한 사안이다. 원심은 “실제로 신규임차인을 데려오지 않았으므로 손해배상 불가”라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임대인이 애초에 계약 체결 의사가 없음을 확정적으로 표시했다면,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실제로 주선하지 않아도 되고, 이는 권리금 회수기회 방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1. 사건 개요 — ‘권리금 회수’와 ‘임대인의 직접사용’이 충돌한 사례

이 사건은 상가 임차인이 임대차 종료 시점에 권리금을 회수하려고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려 했으나, 임대인이 “직접 사용하겠다”고 밝히면서 발생한 전형적인 권리금 회수 방해 손해배상 사건이다.

 

원고는 2008년부터 해당 상가를 임차하여 커피전문점을 운영해 왔다.

이후 2012년 임대인이 바뀌면서 피고와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했고, 계약기간은 2015년 11월 30일까지였다.

임대차기간이 끝날 무렵 피고는 원고에게 상가 인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임대차가 묵시적으로 갱신되어 2016년 11월 30일까지 연장되었다고 보았다.

 

문제는 임대차 종료가 다가오던 2016년 10월, 피고가 원고에게 이렇게 말했다는 점이다.

“이 상가는 이제 임대하지 않고, 내 아들이 직접 커피전문점을 운영할 것이다.

 

즉, 신규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

 

이에 원고는 즉시 내용증명을 보내
“내가 주선하는 신규임차인과 계약할 의사가 있는지 다시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피고는 다시 한번 직접 사용 의사를 분명히 밝히며 신규임차인 계약 체결을 사실상 거절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원고는 신규임차인을 찾으려던 계획을 중단했다.
이미 창업컨설팅 업체와 협의까지 진행하고 권리금 6,0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조건도 마련되어 있었지만, 피고가 계약 체결 의사가 없다는 점이 확정적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원고는 2016년 11월 30일 상가를 인도했고, 이후 피고는 며칠 뒤 상가에서 직접 커피전문점을 개업했다.

상가를 인도한 원고는 뒤늦게 피고를 상대로 권리금 회수 방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원심은 “원고가 실제로 신규임차인을 주선하지 않았으므로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사건은 바로 이 원심 판단의 타당성 여부가 쟁점이 되어 대법원까지 올라온 것이다.

 

2. 주요 쟁점 — ‘신규임차인 주선’의 필요성과 ‘임대인의 의사표시’가 충돌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① 임차인이 손해배상을 청구하려면 ‘신규임차인 주선’이 꼭 필요한가?

상가임대차법의 기본 취지는 이렇다.

임차인이 만든 영업적 가치(시설·브랜드·단골·신용 등)를
→ 신규 임차인에게 권리금 형태로 회수할 수 있도록 보호한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임차인은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사람’을 직접 주선해야
권리금 회수 방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한다.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려고 하는데

임대인이 미리 “난 계약 안 한다”고 확정적으로 말해버리는 경우

 

이럴 때도 과연 임차인에게
“그래도 신규임차인을 데려와 봐라”
라고 요구하는 것이 타당할까?

 

이 사건은 바로 그 질문을 정면에서 다룬 사건이다.

 

② 임대인이 ‘확정적으로 거절’ 의사를 밝혔는지 판단하는 기준은?

상가임대차법은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방해 행위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과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하는 행위

 

즉,
임대인이 계약 체결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표시하면 그 자체로 권리금 회수 방해가 된다.

 

문제는 이 “확정적 의사표시”를 어떻게 판단하느냐이다.
대법원은 다음 기준을 제시한다.

 

임대차 종료 무렵

임대인과 임차인이 주고받은 말·내용증명·행동

피고가 실제로 선택한 행동(예: 직접 사용)

당시의 실질적인 상황

 

즉, 말뿐 아니라 실제 언행 전반을 통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3. 대법원의 판단 — “임대인이 확정적으로 거절했으므로 손해배상 책임 있다”

대법원은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 손을 들어주었다.
그 핵심 논리는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

 

① 임대인의 ‘직접사용’ 발언은 신규임차인 계약을 거절하는 명백한 의사표시

피고는 원고에게 다음과 같은 점을 분명히 밝혔다.

  • “상가를 더 이상 임대하지 않겠다.”
  • “내 아들이 직접 커피전문점을 운영할 것이다.”
  • “원고가 주선하는 신규임차인과는 계약할 생각이 없다.”

그리고 실제로 상가 인도 후 피고는 며칠 뒤 직접 상가를 사용해 커피전문점을 개업했다.

대법원은 이 점을 매우 중요하게 보았다.

“피고는 정당한 사유 없이 신규임차인과의 계약을 거절하는 의사를 분명하고 확정적으로 표시했다.”

즉,
원고가 신규임차인을 데려오더라도 피고는 절대로 계약하지 않았다는 것이 명백하다는 의미다.

 

② 이런 상황에서 ‘신규임차인을 실제로 데려오라’고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

대법원은 이렇게 판단했다.

“임대인이 애초에 계약 체결 의사가 없음을 확정적으로 밝힌 경우,
임차인에게 신규임차인을 주선하라는 것은 불필요하고 부당하다.”

현실적으로도 임차인은

  • 신규임차인에게 매장을 소개하고
  • 계약 조건을 조율하고
  • 권리금 협의를 하고
  • 임대인을 만나는 절차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임대인이 “난 계약 안 한다”고 못 박아버린 상황이라면
이런 노력은 모두 무의미한 낭비가 된다.

 

따라서 원고는 신규임차인을 실제로 주선하지 않았더라도
권리금 회수 방해가 성립한다.

 

③ 원심은 법리를 오해했고, 대법원은 이를 바로잡았다

원심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 “원고가 신규임차인을 실제로 주선하지 않았으므로 손해배상은 불가”
  • “또한 신규임차인을 특정할 수도 없었다”

그러나 대법원의 답은 명확했다.

“임대인이 확정적으로 거절했으므로
원고가 신규임차인을 실제로 데려올 필요조차 없었다.”

즉, 원심은 상가임대차법의 취지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따라서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하였다.

결론

이 판결의 핵심은 단 하나다.

“임대인이 확정적으로 계약을 거절했다면,
임차인이 신규임차인을 실제로 데려오지 않아도
권리금 회수 방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상가 권리금 분쟁에서 매우 중요한 기준을 제시한 판결로,
현장에서 가장 실무적으로 많이 활용되는 판례이다.

 

판례_2018다284226.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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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임대인이 ‘정당하게’ 임대차 계약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정당한 사유)

(= 임차인에게 권리금 회수 보호의무가 면제되는 경우)

법에서 정한 ‘정당한 사유’

① 임차인이 차임(월세)을 3기 이상 연체한 경우

  • 이미 과거에라도 3기분에 달하는 연체 사실이 있으면 정당한 거절 사유로 인정됨.
  •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갱신 요구 당시 연체가 없어도 ‘과거 연체’만으로도 정당성이 인정됨.

② 임차인이 중대한 계약 위반을 한 경우

  • 무단전대(전대차)
  • 사행성 영업(경마, 도박 등 불법영업)
  • 위험한 용도로 건물 사용
  • 허가받지 않은 용도 변경
    등, 계약 자체를 유지하기 어려운 행위가 포함됨.

③ 임대인이 상가를 직접 사용할 ‘실제·진정한’ 계획이 있는 경우

  • 임대인 또는 임대인의 가족(자녀, 배우자 등)이
    정말로 상가를 사용할 예정이 있을 때는 정당한 사유가 인정됨.
  • 단순 말뿐이 아닌, 실제로 개업할 준비나 실제 사용 여부 등이 종합적으로 판단됨.
  • “직접 사용할 계획이다”는 말만 하고 실제로는 하지 않으면 정당한 사유 아님.

④ 재건축·철거 등 건물 공사 계획이 있는 경우

  • 법령에 따른 공사, 재건축, 리모델링 등이
    정상적·필요한 수준으로 계획되어 있으면 정당한 사유 인정
  • 단순 리모델링 핑계로 임차인을 쫓아내는 행위는 인정되지 않음
  • 공사 계획과 일정, 건축물 허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

⑤ 임차인이 건물 파손·중대한 손해를 야기하는 경우

  • 구조적 손상
  • 화재 위험 증가
  • 안전 위반
    등 임대차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사고나 위험이 발생했을 때.

⑥ 임차인의 영업 방식이 주변 영업환경·주거환경을 심각하게 해치는 경우

  • 심각한 악취, 소음, 폭력성 있는 영업
  • 위생법·소방법 위반이 반복되는 경우

⑦ 임차인이 불법영업을 하는 경우

  • 무허가 영업
  • 미성년자 출입금지 위반
  • 조세포탈
  • 마약, 성매매 등 불법 요소 포함

임대인의 ‘정당한 사유’가 아닌 경우(거절하면 불법)

아래 상황들은 거절 사유가 되지 않아, 임대인이 거절하면  권리금 방해 책임(손해배상 책임) 이 발생합니다.

1) 임대인이 단순히 “새 임차인 마음에 안 든다”고 말하는 경우

구체적 사유 없이 ‘단순 기분 또는 주관적 판단’은 정당한 사유 아님.

2) 임대인이 월세를 더 올리고 싶어서 거절하는 경우

더 높은 월세를 받기 위한 의도는 불법 거절.

3) 임대인이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고 ‘직접 사용할 계획이 없음에도’ 말만 하는 경우

→ 실제 사용하지 않으면 “거짓 거절”로 손해배상 책임.

4) 신규 임차인을 보기도 전에 거절하는 경우

→ 신규 임차인이 어떤 사람인지 조사도 안 하고
처음부터 “안 해!”라고 말하는 건 불법.

핵심 요약

임대인의 거절이 정당하려면,
법이 정한 사유에 해당하거나,
임대차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합리적 이유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임대인의 권리금 회수 방해(불법) → 임대인은 손해배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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