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판례 리뷰

[대법원 2025두32972] 발달장애인 콜택시 보조석 탑승 제한, 대법원이 밝힌 차별 판단의 기준

라이프서초 2025. 12.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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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설공단이 발달장애인의 콜택시 보조석 탑승을 제한한 기준에 대해, 대법원은 장애를 이유로 한 불리한 대우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안전상의 이유는 추상적 판단에 불과하며, 정당한 사유나 과도한 부담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국가인권위의 권고결정은 정당하며, 공공기관은 차별금지 의무를 성실히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1. 사건 개요 

이 사건은 서울시설공단이 운영하는 장애인콜택시의 ‘보조석 탑승 제한 기준’이 차별인지 여부를 다툰 사안이다.
서울시설공단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라 서울특별시장으로부터 장애인콜택시 운행 업무를 위탁받은 기관이다.
공단은 발달장애인이 콜택시를 이용할 때 “보조석이 아닌 2열에 탑승하도록 하는 기준”(이하 ‘탑승제한기준’)을 두고 있었다.

 

이 기준의 근거는 “발달장애인이 돌발 행동을 할 우려가 있어 보조석 탑승 시 운전자와의 접촉이 위험할 수 있다”는 내부 안전 판단이었다.
따라서 서울시설공단은 보호자는 운전석 뒤편, 장애인은 그 대각선인 2열에 탑승하도록 권고하고, 보조석은 제한하였다.

 

하지만 2022년,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조치를 문제 삼았다.
인권위는 “발달장애를 이유로 보조석 탑승을 제한하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며,
서울시설공단에 ‘보조석 탑승 제한 기준을 개선하라’는 권고결정을 내렸다.

 

서울시설공단은 이에 반발했다.
공단은 “해당 조치는 발달장애인의 안전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며,
운전자의 시야 확보와 사고 예방을 위한 조치이므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권위 권고는 행정기관의 내부 판단에 대한 과도한 개입이라고 보았다.

 

이에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결정을 취소해 달라’ 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즉, 이 사건은 서울시설공단이 원고, 국가인권위원회가 피고가 된 형태이다.

 

1심(서울고등법원)은 인권위의 손을 들어주었다.
법원은 “보조석 탑승 제한은 장애를 이유로 한 불리한 대우이며,
서울시설공단이 주장하는 안전상 이유는 과도한 일반화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공단이 입증해야 할 ‘정당한 사유’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도 충분히 인정되지 않았다고 보았다.

 

이에 서울시설공단은 상고하여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되었다.
이 사건은 장애인 이동권, 공공기관의 서비스 기준, 그리고 차별의 정당성 판단을 다룬 대표적 판례로 평가된다.

 

2. 쟁점 

이 사건의 쟁점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장애인콜택시 보조석 탑승 제한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 및 제26조 제2항에서 말하는
‘장애를 이유로 한 불리한 대우’에 해당하는가의 문제이다.
즉, 발달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보조석 탑승을 제한한 것이 차별행위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둘째, 만약 불리한 대우에 해당한다면,
서울시설공단이 주장하는 “안전상 불가피성”이 정당한 사유로 인정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3항은 “금지된 차별행위를 하지 않음에 과도한 부담이나 현저히 곤란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차별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공단이 그 부담을 입증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었다.

 

셋째,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결정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인지 여부였다.
그러나 본 사건에서는 권고의 효력보다는 그 내용의 정당성이 쟁점 중심이 되었고,
대법원은 인권위의 판단을 사실상 지지하는 방향으로 접근했다.

 

이 사건은 단순히 차량 탑승 위치에 관한 논란이 아니라,
 “안전을 이유로 한 제한이 언제 차별이 되는가” 라는
공공기관 서비스의 법적 한계를 가르는 기준을 제시한 판례이다.

 

 

3. 대법원의 판단 및 결론 

대법원은 서울시설공단의 상고를 기각하고,
인권위원회의 권고결정을 정당하다고 인정하였다.
즉, 서울시설공단의 패소 판결이 확정된 것이다.

 

첫째, 대법원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 제1호를 인용하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공공기관이 교통약자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장애를 이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배제·분리·거부 등의 행위를 통해 불리하게 대하는 경우,
이는 차별에 해당한다.”

 

즉, 보조석 탑승 제한이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불리한 대우를 한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또한 “차별로 보지 않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은
그 행위를 한 기관(서울시설공단)이 입증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둘째, 공단이 주장한 ‘안전상 불가피성’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발달장애인의 보조석 탑승이 위험하다는 이유는 추상적이고 일반화된 판단에 불과하다.
특정 개인의 행동 특성이나 실제 사고 가능성에 대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으며,
대체수단이나 보완조치 없이 일률적으로 보조석을 제한한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 금지하는 ‘분리’ 또는 ‘제한’에 해당한다.”

 

또한, “운영상의 불편이나 재정 부담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차별금지 의무의 예외를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즉, 단순히 관리가 어렵거나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차별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셋째, 대법원은 “서울시설공단의 직무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즉, 발달장애인의 보조석 탑승을 금지해야만 업무 수행이 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적절한 교육, 운전자 보조장치, 탑승자 정보관리 등
다른 대체 조치를 통해 충분히 안전을 확보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당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통해,
서울시설공단의 탑승제한기준은 차별에 해당하며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넷째,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결정의 법적 성격에 대해
대법원은 “비록 권고에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그 판단 내용이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차별의 기준에 합치되는 한 정당하다”고 하였다.
따라서 권고결정을 취소할 근거가 없다고 판시하였다.

 

결국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고, 서울시설공단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또한 상고비용 역시 서울시설공단이 부담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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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이 사건은 장애인차별금지법상 “정당한 사유 없는 분리와 제한”의 범위를 명확히 한 판결이다.
대법원은 장애인에 대한 공공서비스 제공에서
“편의나 안전”이라는 명분이 실제로는 차별로 이어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특히, 발달장애인을 한 그룹으로 묶어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개별적 판단 없는 배제’로 보아 차별에 해당한다고 선언했다.

 

이 판결은 향후 교통약자 이동지원 서비스, 공공기관의 운영기준, 장애인 인권정책
중요한 기준을 제시한 의미 있는 판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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